AM COMPANY Monthly Sustainable Magzine |
 | ▲ 이미지 출처 - tumblr |
안녕하세요. 에이엠컴퍼니입니다. 202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모두 소중한 이들에게 인사 나누셨나요? 좋은 소식이 있으면 좋았겠지만, 작년 말부터 우리에겐 참 어두운 일이 많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미국 서부 최대 도시인 로스앤젤레스(LA)에서 ‘팰리세이즈 산불’이 말리부를 덮치면서, 이 글을 쓰는 현시점 9일째 확산되고 있죠. 부디 이 글이 업로드 될 때 쯤엔 진압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산불은 LA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서울의 1/4 크기를 태웠습니다. |
 | ▲ 이미지 출처 - Maxar, CNN 캡처 |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엘니뇨 등으로 인해 지난 2024년 폭우가 내린 탓에 잠재적 땔감 역할인 초목이 증가한 것을 한 요인으로 꼽습니다. 이 외에도 고온 건조한 '산타아나 바람', 언덕이 많은 지형 구조 등이 화재가 더 집중될 수 있는 구조라고 합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어찌 됐든 기후변화라고 하죠. 미 '국립 해양대기청'은 "더운 날이 많아지고, 가뭄이 길어지고, 대기가 건조해지는 등 기후변화는 미 서부 지역의 산불 발생 혹은 확산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요인"이라고 말합니다. 이 모든 조건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 가장 무서운 일입니다.패션 브랜드 Annie Bing, Citizens of Humanity, Agolde 등 많은 브랜드들이 재고를 기부하며 LA를 돕고 있다고 합니다.
지구는 지금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를 넘어 지구가열화(Global heating, Global boiling) 상태로 접어들었습니다,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이산화탄소가 원인이라는 것은 이제 모두가 알 것입니다.
전 국립과천과학관 관장이었던 이정모 관장님은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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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미지 출처 -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 /서울경제DB |
"숲은 이산화탄소를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가둬 둡니다. 나무가 썩으면 다시 이산화탄소로 돌아가지만 시간 차가 있죠. 탄소 포집 기술 중 가장 근사한 아이디어는 먼저 나무를 키웁니다, 그리고 썩지 못하게 열과 압력을 가해 숯으로 만들어서 깊은 땅속에 잠겨 두는 것이죠. 첫 번째는 더 이상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게 중요하고, 그 다음 우리가 배출했던 걸 다시 가지고 가야 하죠..“
저는 관장님의 '시간 차' 라는 말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우리는 산업화 이후 너무도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습니다. 나무가 처음 지구에 생겨난 고생대 석탄기(기원전 약 3억 5천만 년-2억 9천만년까지 총 6020만 년 동안)에는 현재 지구에 비해 이산화탄소가 10배 높았습니다. 매우 덥고 습한 초열대기후였죠. 나무가 죽고 나면 썩게 할 미생물이 아직 없었기에 이산화탄소들은 그대로 석탄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이 아주 오랜 시간 축적된 이산화탄소를 단숨에 뿜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참 간단한 원리인데, 물질은 사라지지 않고 그 형태만 변하여 존재합니다. 지구 반대편에서 극심한 가뭄이 일어나면, 반드시 어딘가엔 폭우가 쏟아지기 마련입니다. 탄소 중립을 해야 한다는 것 역시 배출량보다 대기에서 제거하는 양이 더 많아져 순 배출량을 0이 아닌 음수가 되게 만들어야 의미가 있다고 하죠.
“그래서 우리는 산업 발전의 시간 차를 두고, 속도를 늦춰야만 합니다.”
이전 이야기에서 지속가능한 순환 경제를 위한 다양한 노력과 기술 발전에 대해 알아봤었죠? 오늘은 기술 혁신보다 우리에게 조금 더 가까이 있는, 재앙의 속도를 늦출 솔루션들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또 섬유 내수 시장에서 보기 드물다 자신하는, 미련하다 할 만큼 원칙을 지키는 AMCOMPANY의 '느림의 미학'에 대해서도 나눠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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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을 바꿔 재 판매하다. 의류 유통에 지속 가능한 "Rename"이라는 옵션 |
수많은 브랜드들에게 재고는 안고 가야 하는 리스크입니다. 그런데 이런 잉여 재고들을 무작정 세일하거나 기부할 수 만은 없는 입장이죠. 브랜드의 이미지가 훼손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수많은 새 제품들이 버려진다는 사실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2018년, 영국의 버버리가 팔리지 않은 의류와 악세서리 약 420억 원 상당을 불태워 폐기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패션 업계 내외에서 큰 비난을 받았던 일이 있었습니다.
이후로 패션 브랜드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본격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세일 판매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될 것을 우려했던 의류 기업들이, 재고 폐기로 인해 기업 신뢰도 자체가 훼손됨을 경험했습니다. 사실 비단 버버리만의 문제는 아니었죠. 잉여 재고 처리 방법에 브랜드, 소비자, 환경 모두를 만족 시킬 순 없을까요? 성공적인 사례로 일본의 의류 재고 판매 기업 리네임(Rename)이 있습니다.
가격 인하와 브랜드 가치 유지를 공존 시키기 위한 아이디어 |
'리네임(Rename)'은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두려워하는 의류 기업에게 라벨을 떼어 재 판매 할 수 있도록 획기적인 유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본의 한 기업입니다. 소비자는 퀄리티 좋은 옷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고,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와 정규 제품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잉여 재고 폐기 비용을 삭감할 수 있습니다.
리네임의 모회사인 FINE은 원래 부동산 영업을 해오던 가토 유카리 CEO가 2008년에 지인과 함께 공동 창업한 회사로 초기에는 CD와 DVD의 구매 및 도매가 사업의 중심이었으나, 음악의 디지털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의류 사업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
 | ▲ 이미지 출처 - 리네임 프로세스 / c-fine.jp |
 | ▲ 이미지 출처 - i/mag |
라벨을 떼어내는 것이 아니라 "바꾸기"에 의미가 있다.
Rename에서는 원래의 브랜드 라벨을 떼는 것 뿐만 아니라, 반드시 Rename이라는 택을 달고 판매합니다. 여기에는 "소비자에게 상품의 배경을 전달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하자가 있거나 품질이 낮은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는 다른 브랜드였다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Rename 택을 달고 있습니다. Rename이라는 방식이 옳은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은 업계가 아니라 소비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에게도 선택하는 사람으로서 옷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주기를 바랍니다" (가토 CEO)
"지속 가능성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Rename이 추구하는 것은 "자유롭게 패션을 즐길 수 있는 시장"입니다. 자유롭게 옷을 만들고, 버려지지 않으며, 제대로 유통되는 자연스러운 공급망을 말합니다. Rename에서는 지금까지 유통을 제한 시키던 브랜드 이름을 지우면서, 브랜드의 장벽을 넘는 유통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가토 CEO에게 지속 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묻자, "지속 가능성은 결코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속가능성이 목표가 되어선 안된다는 이야기가, 결코 그것을 신경 쓰지 않는다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시장의 원리를 정말 잘 파악한 문제해결의 좋은 예로 느껴집니다. 수많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기업들이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 가장 큰 요인이 소비자 심리와 시장의 원리를 뒤로 한 채, 그저 지속가능함 만을 강조했기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
폐섬유로 집을 짓다 - PANECO®, 세진플러스 |
두번째로 소개해드릴 곳은 폐섬유로 인테리어 자재를 만드는 기업입니다. |
 | ▲ 이미지 출처 - PANECO® |
섬유 재활용 패널 ‘" PANECO®’
일본 하라 카즈히로(Kazuhiro Hara)가 설립한 디자인 회사 워크 스튜디오(Work Studio)에서 재활용이 어려운 폐기 의류 섬유를 업사이클하여 아름다운 패널을 개발했습니다.
의류 소재뿐 아니라 다양한 섬유를 재활용할 수 있는 순환형 섬유 리사이클링 패널입니다. 우수한 가공성을 가지고 있어 공간 내장재, 디스플레이 기구, 가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 후에 다시 새로운 보드로 재자원화가 가능한 혁신적인 소재입니다.
섬유 분쇄 방식에 따른 입자 크기에 따라 stone style, sand style로 나뉘며 사용된 섬유의 명도에 따라 불규칙한 패턴으로 유니크하게 표현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
 | ▲ 이미지 출처 - 폐의류 섬유를 90% 이상 사용한 섬유 리사이클 패널/930X930X5.5:사용 T셔츠 20분/930X930X9:사용 T셔츠 30장분 |
자연스럽고 불규칙한 재활용 패널이 어쩐지 일반 자재보다 훨씬 아름다워 보이는 것 같습니다. 파네코로 만든 가구와 인테리어 사진 함께 보실까요? |
 | ▲ 이미지 출처 - PANECO® |
우리나라에도 폐섬유로 인테리어용 섬유 패널을 제작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박준영 대표가 설립한 세진플러스 입니다.
국내 섬유 재활용 패널 세진플러스 ‘플러스넬’ |
 | ▲ 이미지 출처 - 월간 기업나라 |
재단사였던 박준영 대표는 발달장애나 뇌병변 장애인이 옷을 입고 벗기 쉬운 구조로 기능성 의복을 개발하는 봉제업으로 시작했으나, 봉제업을 하면 할수록 생각보다 높은 원단의 로스율이 발생했기 때문에 자투리 천을 재활용할 방안을 고민하게 됩니다. 2년간의 연구 끝에 모든 종류의 섬유를 분쇄해 열과 압력을 가하고,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는 건축용 자재인 '플러스넬'을 개발하게 됩니다. |
 | ▲ 이미지 출처 - 세진플러스 공식 사이트 |
플러스넬은 내장재, 단열재, 벽체, 가구 등으로 사용되며 물과 불에 약한 천연섬유를 안쪽에, 외부에는 화학섬유로 구성해 방수성, 내열성, 방음효과까지 있는 소재입니다. 또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포름알데히드같은 독성 성분도 없다고 하네요.
선거에 사용되는 폐현수막 역시 세진플러스의 원재료가 됩니다. 그러나 정부가 지자체에 선거 현수막 재활용 사업을 독려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고 하네요. 이번 총선에 사용된 폐현수막이 수거되지 않고 모두 소각되는 바람에 6평짜리 기준 130채가 넘는 집을 지을 수 있는 양이 그대로 버려졌습니다. 재활용 할 기술은 있지만 정책기획과 홍보, 네트워크 부족으로 순환고리가 끊기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
홍콩의 한 의류 제조업체 이야기입니다. 약 15년 전에는 새로운 의류 제작 시 50번 정도 세탁하여 성능이 어떤지, 잘 견디는지 테스트를 한 후 제조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는 시장이 더 이상 상품의 수명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우리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할 때 수많은 테스트를 거칩니다. 공장에선 대기업을 제외하고 사실 이만큼의 컨트롤을 하는 곳을 찾기는 어렵다는 말을 듣곤 합니다. (그래서 조금 힘들게 한다는 말..) 그러다 보면 출시일이 예상보다 늦어 지기도 하고, 판매율이 좋은 제품을 드롭 시키는 일도 비일비재하죠. 고객들은 사실 크게 신경 쓰시지 않는 부분일지라도 우리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과감하게 수정하거나 드롭 시킵니다.
친환경으로의 전환을 통해 기존 제품을 드롭하고 새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거래처분들이 사용하시던 원단을 변경해야 하는 불편함도 분명 존재합니다.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그리고 결과적으로 더 좋은 소재를 제안하기 위해 고객분들께 끊임없이 양해를 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에이엠컴퍼니가 원칙에 따라 속도를 늦추고 있는 활동을 소개해드리자면,
-제품 수명을 늘리기 위한 품질 향상에 최선을 다함(불량 개선, 공장 컨트롤 등) -판매율이 좋은 제품도 친환경 전환을 위해 드롭 -친환경 인증 소재를 사용 -자체 검단소를 설립하여 불량율을 최소화 -내부 직원의 제품 품질 교육을 통해 높은 기준을 가진 인재 양성 -원단 기부를 통해 폐기를 지양 -추후 재고를 순환 시킬 수 있는 네트워크 방안을 모색
이 외에도 당장 눈에 보이지 않고 시간과 자금, 노력이 무수히 들어가는 일일지라도, 그것이 결국 모두를 위한 길이라면 기꺼이 선택하고 있습니다. 그 길에 여러분과 발맞춰 나가길 기대해봅니다. |
내수 시장은 빠르게 돌아갑니다. 시장의 속도에 발맞춰 가다 보면 숲을 보기 어려워 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두가 가는 방향을 무작정 따르면 당장은 성장하는 듯 보이겠지만, 결국 어느 면에서도 앞서 나갈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가는 방향성을 정확히 알고 우리만의 속도에 발맞춰 가야 합니다.그것이 때로는 미련하게 보일수도, 느리게 보일 수도 있죠. 하지만 반드시 단단하게 세워야 할 내실을 다지면서 차곡차곡 쌓아가다 보면 우리가 생각한 이상향에 어느새 도달해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전세계의 10%가 우리의 원단을 경험하고 같은 가치관을 나눌 때까지, AMSM는 계속됩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AMSM은 에이엠컴퍼니가 발행하는 월간 매거진입니다.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해 자연과 함께 디자인하는 에이엠컴퍼니의 2025년 1월 17th story를 마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주제도 많은 기대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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